전통 경제학부터 기업 평판리스크, 주거, 건강보험 등 주제도 다양
김준영 전 성균관대 총장 "AI 등 기술발전, 윤리적·제도적 안전장치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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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창간호에는 학계와 산업계, 정책 전문가 23명이 참여했다. AI 행정과 기업부터 주택시장과 의료비, 금융과 자원의 관계까지 경제 현안을 다양한 학문의 시선으로 조명했다.
학술지 창간은 류두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가 주도했다. 경제연구소장과 Global Finance Research Center(GFRC) 센터장, 학술지 편집위원장을 맡은 류 교수는 경제학의 엄밀한 분석에 다른 학문과 산업·정책 현장의 경험을 연결하는 데 기획의 초점을 맞췄다.
1970년 설립된 경제연구소의 연구 기반을 바탕으로, 학계의 질문이 기업과 정부의 판단에 닿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학술지 창간에 큰 도움을 준 김준영 전 성균관대 총장 및 학교법인 이사장(현 아시아투데이 명예회장)은 애덤 스미스의 자유와 시장, 도덕감정에서 출발해 AI 시대에 경제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품격을 조명했다. 생산성과 부의 증가를 인간의 존엄과 삶의 질, 공동체의 번영으로 연결하는 것이 경제학의 중요한 과제라는 논지다.
김 명예회장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인간은 AI의 능력을 무엇을 위해 활용할 것인가"이다. 자유로운 시장의 활력에 공감과 절제, 공정과 포용을 결합하고, 기술 발전을 뒷받침할 윤리적·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I의 혁신과 인간 중심의 경제가 함께 발전하는 길을 모색한 논의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AI를 도입하는 정부와 기업의 성과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로 이어진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이윤복 상무는 정부의 AI 도입을 기술 적용 건수보다 시민이 절약한 시간, 행정 생산성, 정책의 질로 평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개별 업무에 AI를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행정의 운영방식과 책임 체계를 함께 재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수영 중앙대 명예교수도 대규모 AI 투자가 교육·노동·금융을 포괄하는 장기적인 제도 설계와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논의했다.
사회학자인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는 광고의 문구나 이미지가 불매와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평판 리스크에 주목했다. 기업이 의도한 메시지와 사회가 받아들이는 영향 사이의 간극을 줄이려면, 소비자의 감정과 문화적 맥락을 읽는 '사회적 감수성'을 경영의 핵심 역량으로 갖춰야 한다고 제시했다. 신뢰를 지키는 능력이 기업의 실적과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권영욱 성균관대 부총장은 노벨화학상 수상자 프레드릭 소디의 경제사상을 재조명했다. 금융자산은 늘어날 수 있지만, 사회가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와 자원에는 물리적 제약이 있다는 점을 짚었다. 돈의 증가와 실질적 부의 증가를 구별하며, 금융의 팽창과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질문을 던졌다.
시장의 신뢰와 사회적 부담을 다룬 연구도 이번 학술지에 포함됐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주택 공급 확대의 시차와 투기 수요의 사회적 비용을 짚으며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했다. 김지원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초고가 항암치료를 둘러싼 환자의 경제적 부담과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살폈다. 치료 기회를 보장하면서 한정된 공적 재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처럼 분야의 경계를 넘는 접근은 경제학 자체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대한민국학술원상 수상자인 김광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위기 이후 경제학이 인간의 제한된 합리성과 제도, 네트워크와 불평등을 포용하며 확장돼 온 흐름을 조명했다. 심리학자인 최훈석 성균관대 부총장 겸 성균문명원장은 기술·인간·자연·제도를 함께 바라보는 통섭적 시야가 기업과 사회의 장기 전략에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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