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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한복판에 ‘김’ 한 글자 내걸었다…한국인 사장의 이유있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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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름 기자

승인 : 2026. 10. 2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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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김 굽는 기계 2000만원 들여 공수
피시앤드칩스 식당 접고 K푸드로 재도전
김대용 대표 “한국 알리는 시발점 될 것”
김가게 사진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 인근에 위치한 한국 즉석 김구이 가게 씨위드 로스터리 전경/제공 김대용 씨위드 로스터리 대표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 인근에 낯익은 한글 간판 하나가 등장했다. 검은색 간판 한가운데 새겨진 글자는 단 한 글자, '김'이다. 한국의 재래시장에서나 볼 법한 갓 구운 김을 영국 런던 한복판에서 판매하는 이색 매장이다.

가게 이름은 '씨위드 로스터리(Seaweed Roastery)'. 말 그대로 김을 굽는 곳이다. 한국인에게는 익숙한 반찬인 김이 이곳에서는 영국인들의 일상 간식이자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씨위드 로스터리는 지난 10일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정식 개점도 하지 않았지만 벌써 여러 차례 매장을 찾아 김을 구매하는 단골손님이 생겼다. 대영박물관과 가까운 입지 덕분에 현지 주민은 물론 다양한 국적의 손님들이 가게를 찾고 있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김은 한국에서 들여온 기계로 직접 굽는다. 김 굽는 기계를 한국에서 공수하는 데만 2000만원이 들었다. 기계값 1000만원에 운송비가 또 1000만원이었다. 김 역시 한국에서 공급받는다. 재래시장부터 김 전문업체까지 공급처를 다변화해 여러 종류의 김을 확보하고 있다.

지하와 1층을 합친 매장 면적은 약 60㎡. 현재는 시범 운영 단계여서 판매 메뉴가 제한적이지만 향후 지하 공간에 김 생산시설을 마련하고 전자동 김밥 제조 기계도 도입할 계획이다.

김 대표에게 런던에서의 창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지금의 씨위드 로스터리 인근에서 영국의 대표 음식인 피시 앤드 칩스 레스토랑을 운영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22년 문을 닫았다. 이후 홍삼 수입·유통 사업 등을 거친 그는 이번에는 영국 음식이 아닌 한국의 김으로 다시 도전에 나섰다.

지난 7월 초 매장 공간을 인수해 내부를 정비했고, 이달 10일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김 대표의 생일이었다. 정식 개점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바쁜 나날이지만 일상이 즐겁다.

그는 "김을 어떻게 구울지 어제도 밤새도록 고민했다. 매일매일이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에서도 런던에서 직접 김을 굽는 가게가 등장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았다.

대영박물관 인근이라는 입지 특성상 다양한 국적의 손님들이 매장을 찾고 있다. 김 대표는 "벌써 몇 번씩 와서 사 가신 동네 분들도 계신다"며 "특히 아이들을 데리고 오시는 분이 많다"고 전했다.

영국 현지에서도 김을 간식으로 소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요즘 영국 학부모들이 아이들 간식으로 김을 주는 경우가 많다"며 "슈퍼마켓에서 얇게 자른 김을 몇 장씩 넣어 판매하는 제품이 있는데 잘 팔린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대표의 자녀들도 영국에서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는 "학교가 끝날 무렵 가보면 학부모들이 김을 가져와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주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한국 조미김도 현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사업 확장 계획도 밝혔다. 김 대표는 "매장이 안정화되면 영국 내 배송을 시작으로 유럽 전역으로 배송을 확대할 것"이라며 "영국 주요 거점에 추가 지점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가게를 찾는 분들이 김을 먹고 행복했으면 좋겠고, 저희 가게가 한국을 알리는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씨위드 로스터리 맞은편에는 그가 운영하는 또 다른 가게 '도란'이 있다. 한국어 '도란도란'에서 이름을 딴 이곳은 지난 8월 초 문을 연 한국 공예품 판매점이다.

현재 대영박물관에서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기증품과 관련된 특별전 '한국: 2000년 창의의 여정'이 열리고 있다. 김 대표는 이 전시에서 착안해 한국 공예와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관련 워크숍을 도란에서 준비하고 있다.
정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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