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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재편·신약 투자 확대… 대기업, 차세대 항암제 개발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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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우 기자

승인 : 2026. 10. 1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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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사업 매각·SK 신약 수익 재투자
삼성·셀트리온 등 ADC 개발·임상 속도
비용·사업성 변수…안전성 입증 과제
국내 주요 그룹들이 투자 재원을 확보하며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SK바이오팜은 기존 신약 수익을 항암제 개발에 재투자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도 바이오시밀러에서 혁신 신약으로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반면 임상 비용과 사업성 문제로 개발을 중단하는 사례도 나오면서 실제 임상 성과가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K·LG·롯데·HD현대 등 주요 그룹 계열사들이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방사성의약품(RPT) 등 차세대 항암제 개발과 생산 기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전 세계 항암제 시장은 2023년 2230억 달러에서 2028년 4090억 달러(약 56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ADC는 항체에 항암 약물을 결합해 암세포에 전달하고, RPT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 방식이다.

LG화학은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체외진단 사업에 이어 지난해 에스테틱 사업부를 200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며 항암 신약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2023년 미국 항암 전문 제약사 아베오를 인수한 이후 연간 4000억원 안팎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아베오를 통해 두경부암 신약 후보물질 '파이클라투주맙'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미국 프론티어 메디신즈에서 도입한 변이 p53 표적 항암 후보물질 'FMC-220'도 임상 1상 단계에 있다. 지난 7월에는 중국 OTR테라퓨틱스와 항암 후보물질 공동 발굴·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외부 기술 확보에도 나섰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수익을 바탕으로 항암제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알파핵종 RPT 후보물질 'SKL35501'의 한·미 임상 1상을 진행하며 중추신경계 치료제에서 항암제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기업들도 ADC 개발에 뛰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R&D에 합산 1879억원을 집행한 삼성바이오그룹의 경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인투셀과 공동 발굴한 넥틴-4 표적 ADC 후보물질 'SBE303'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후속 연구개발·상업화 협력 본계약을 체결했으며, 중국 R&D 거점을 통한 현지 바이오텍과의 기술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같은 기간 R&D에 2722억원을 투입한 셀트리온은 자체 항체 기술과 외부 약물 플랫폼을 결합한 ADC 후보물질 3종 'CT-P70·P71·P73'의 임상 1상 환자 투약을 진행하고 있다. 3종 모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패스트트랙 대상으로 지정돼 개발 과정에서 FDA와 신속하게 협의할 수 있게 됐다.

후발 주자들은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다. HD현대는 신약 자회사 AMC사이언스에 누적 640억원을 투입해 서울아산병원의 연구·임상 인프라를 기반으로 ADC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직접 신약을 개발하는 대신 미국 시러큐스 캠퍼스의 ADC 생산시설을 활용해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알보텍과 원료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개된 글로벌 수주 계약을 5건으로 늘렸다.

반면 임상 비용과 사업성 문제로 개발을 중단한 기업도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5월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제 'CJRB-101'의 한·미 임상 1/2상을 조기 종료했다. 임상 데이터와 개발 비용, 사업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다. 이후 장내 미생물 분석과 맞춤형 건강관리 등 헬스·웰니스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기업의 자본력과 연구·생산 인프라가 항암제 개발 기반을 넓히고 있지만, 상당수 후보물질은 아직 초기 임상 단계다. 투자 규모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려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고 기술수출이나 상업화로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기업이 바이오 산업에 진출한다고 발표만 해도 기대감이 붙었지만 이제는 철저하게 임상 데이터와 수익성으로 평가받는 분위기"라며 "차세대 항암제 개발이 아직 초기 임상에 머물고 있어, 실제 환자 투약에서 독성을 얼마나 줄였는지와 글로벌 빅파마와 계약 등을 이끌어내는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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