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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곳곳 생활고 항의 시위 확산…프랑스 이어 벨기에·이탈리아·포르투갈·알바니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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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승인 : 2026. 10. 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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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학생 시위서 고물가·생활고 항의로 전국 확산
정부 추산 55만·집회 측 추산 80만 결집
시위대 1200명 체포…경찰 150명 부상
'선거 슈퍼 사이클' 앞두고 유럽 정치 지형 뒤흔들 핵심 쟁점 부상
FRANCE-PARIS-PROTEST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시위 도중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신화 연합
치솟는 생활비와 공공 서비스 악화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AFP, 로이터통신, 르몽드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전역에서 열린 집회에 정부 추산 약 55만 명, 프랑스 노동총동맹(CGT) 추산 약 80만 명이 참가했다.

대부분의 참가자가 평화 행진을 이어간 반면 일부 과격 집단과 경찰 간 격렬한 물리적 충동이 발생했으며, 공공건물 방화 및 상점 약탈이 이어지며 사태가 격화하는 양상이다.

파리 북부 지역 고등학교의 교사 부족과 교육 시설 개선 요구로 촉발된 학생 시위는 인플레이션, 유가 상승, 경제적 불평등 문제와 맞물리며 전국 단위의 반정부 시위로 확산했다.

마르세유, 리옹, 니스, 툴루즈, 보르도, 스트라스부르그, 릴 등 주요 도시 곳곳에서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리모주에서는 140여 년 역사의 시청 건물이 화재로 크게 훼손됐으며, 마르세유에서는 시위대가 시청에 침입하는가 하면 리옹 관광안내소는 방화로 피해를 봤다.

파리를 비롯한 도심 번화가에서는 은행, 명품 매장, 슈퍼마켓, 통신사 대리점 등을 겨냥한 조직적 약탈과 차량 방화가 발생했다.

충돌 과정에서 인명 피해도 속출했다. 프랑스 당국에 따르면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 150명 이상이 부상했으며, 남부 도시 생테티엔에서는 진압 과정에서 발사된 충격탄을 줍던 17세 소년의 손이 절단되는 등 시위대 측 피해도 보고됐다.

세바스티안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이날 전국적으로 약 120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시위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폭력 행위자들에 대한 엄정한 기소와 처벌을 공언했으며, 르코르뉘 총리는 극좌 세력과 범죄 집단을 배후로 지목하며 폭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 마린 르펜은 치안 붕괴와 극좌 정당의 폭력 정당화를 비판했고, 극좌 성향의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은 집회의 정당성을 옹호하면서도 약탈 행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8년 전 유류세 인상에 맞서 마크롱 정부를 뒤흔들었던 프랑스의 '노란 조끼' 세력은 이날 노란 조끼와 청년의 연대 시위를 촉구했다.

유사한 시위는 유럽 다른 국가들로도 번졌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는 2017년 이후 2배 이상 폭등한 주거비와 저임금에 항의하는 수만 명의 시위가 열렸으며, 벨기에 브뤼셀과 리에주에서는 교육비 인상 및 개혁에 반대하는 청년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해 최루탄과 물대포가 동원됐다.

이탈리아 밀라노와 볼로냐에서도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집회가 충돌로 이어졌으며, 알바니아에서는 총리 퇴진과 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학생 시위가 5일째 계속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일 조직에 의해 기획된 것은 아니지만, 재정난에 따른 교육·복지 축소와 고물가, 청년층의 고용 불안 등 구조적 위기가 공통된 도화선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알베르토 알레만노 HEC 파리 경영대학원 교수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시위가 끝이 아니며 새로운 거점이 계속 등장할 수 있다며, 실제로 그리스·독일·오스트리아 등지에서 초기 징후가 포착돼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세 결집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향후 12개월간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 등 주요국에서 전례 없는 '선거 슈퍼 사이클'이 예정된 만큼, 이번 연쇄 시위와 민심의 결집은 향후 유럽 정치 지형을 뒤흔들 핵심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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