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과 반도체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면서 기후부가 산업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를 챙기는 장면도 자연스러워졌다. 그럴 만도 하다. 에너지 기능을 맡은 이상 늘어나는 수요를 외면할 수는 없다. 산업을 살리면서 탄소도 줄이겠다는 게 애초 통합부처에 맡겨진 어려운 숙제이기도 했다. 다만 이런 때일수록 환경과 에너지를 합친 이유가 더 잘 보여야 했다.
1주년 성과표를 보면 답은 아직 또렷하지 않다. 사업이 멈췄거나 지연된 곳의 전력망 접속권을 회수해 실제 사업자에게 돌린 것은 분명한 성과다. 다만 정부는 여기에 2030년까지 확충할 송·배전망의 수용 능력과 그로 인해 앞으로 줄일 수 있는 투자비까지 묶어 '수십조원 절감'으로 제시했다. 지금 이뤄낸 것과 앞으로 기대하는 효과가 한 성과표에 함께 올라간 셈이다. 햇빛소득마을도 마찬가지다. 참여 신청이 크게 늘고 사업 대상도 선정됐지만 주민에게 실제 소득이 돌아가려면 발전시설이 들어서고 전기를 팔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제도를 만들고 사업을 시작한 성과는 인정하더라도, 그 결과까지 이미 거둔 성과처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감축 분야도 비슷하다. 기후금융은 공급 규모와 집행률을 빠르게 늘렸지만, 그 돈이 기업의 투자를 실제 감축으로 돌려놓았는지는 아직 충분히 평가하기 어렵다. 전기차 보급이 늘어난 것도 성과지만 수송부문 전체로 보면 앞으로 감축 속도를 훨씬 더 끌어올려야 한다. 산업부문 역시 기후부 스스로 실제 감축실적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돈을 풀고 친환경 설비와 차량을 늘리는 것만으로 감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산업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공급을 늘리고 있다면 그 과정에서 늘어날 배출까지 어떻게 줄일 것인지 함께 내놓아야 한다. 환경은 감축을 맡고 에너지는 산업수요를 따라가는 식이라면 둘을 한 부처에 둔 의미도 그만큼 옅어진다.
김성환 장관은 출범 1주년 간담회에서 기후부의 1년을 스스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평가는 국민의 몫이라는 말로 들리지만, 이미 시너지를 입증했다는 부처의 설명과 묘하게 엇갈린다. 더구나 처음 그렸던 에너지 전환의 모습도 늘어난 전력수요와 메가프로젝트 앞에서 계속 수정되고 있다. 정책은 현실에 맞춰 고치면서 통합의 효과만 이미 입증됐다고 보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적어도 지난 1년 무엇이 기대와 달라졌는지 따져볼 여지는 남겨둬야 한다.
공교롭게도 김 장관이 이날 제시한 유능한 정부의 기준은 '무오류'가 아니었다.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기면 신속히 수정하고 조정하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실용철학'이라고 했다. 그 말대로라면 기후부도 예외일 이유가 없다. 조직을 합친 것 자체가 목표가 돼서도 안 된다. 한 지붕 아래 둔 환경과 에너지가 서로를 바꾸며 기후위기 대응을 더 나아지게 했는지가 통합의 성적표다. 그 답이 없다면 다시 물어야 한다. 우리는 1년 전 왜 둘을 합쳤나.










